울산 산업화 상징 '공업탑' 트램에 밀려 자리 옮기나

교통사고 보험 사기 1위 불명예
트램노선 로터리 지나 혼잡 가중
평면 교차로로 전환땐 공간 없어
상징성 고려 철거 대신 이전할듯

울산 공업탑로터리 내에 설치돼 있는 공업탑. 사진제공=울산시

60년 가까이 울산의 랜드마크이자 산업화의 상징이 되어 온 ‘공업탑(울산공업센터 건립 기념탑)’이 교통 혼잡을 초래하는 애물단지가 되면서 이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26년 착공에 들어갈 도시철도인1호선 트램이 지나게 될 공업탑로터리가 현 회전 방식에서 일반 교차로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7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도시철도1호선(트램)과 관련한 공업탑로터리의 교통체계를 결정할 용역 결과가 올 연말 나올 예정이다. 울산의 첫 도시철도가 될 트램 1호선은 2026년 착공해 2029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업탑로터리는 현재 5개 방향에서 차량이 들어왔다 돌아 나간다. 1개의 작은 진출로도 있다. 통행량이 많아 혼잡한데다 차선 변경이 수시로 일어나 사고도 빈번하다. 실제 지난 2021년 9월부터 3년간 울산 공업탑로터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중 보험금을 노린 고의 교통사고가 43건으로 전국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다. 보험 사기꾼들의 우선 범행장소가 될 만큼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다.


여기에 더해 트램이 공업탑로터리를 가로지르게 되는데 이럴 경우 도로 혼잡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다. 트램은 출·퇴근 시간에는 10분마다, 그 외에는 15분 마다 공업탑을 지나게 된다. 최근 울산시가 검토한 결과 트램이 지날때에 차량이 공업탑을 빠져나가는 시간은 평소보다 2배 이상 걸리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회전 방식인 공업탑로터리를 평면 교차로로 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평면 교차로로 전환하면 중심에 세워진 공업탑도 자리를 잃게 된다.


울산의 랜드마크이자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인 공업탑은 1962년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높이 25m 규모로 1967년 4월 세워졌다.


앞서 울산의 관문인 신복로터리는 지난해 말 평면 교차로로 전환하며, 중심에 세워져 있던 제2공업탑이 철거됐다. 1973년 12월 준공한 제2공업탑은 일명 ‘유신탑’으로도 불렸으며, 이전 설치가 어렵고 조형적 가치가 낮다는 이유로 철거됐다. 1973년 말 세워져 50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하지만 공업탑은 상징성과 조형적 가치 등을 고려해 철거 대신 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울산시 관계자는 “교통 측면에선 로터리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트램 공사 전 공업탑로터리 문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3년 자동차 궤적에 둘러쌓인 공업탑로터리 모습. 사진제공=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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