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자 중국도 반도체 제조에 핵심적인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정부가 최근 몇 주간 일련의 조치를 통해 외국 반도체 기업 등이 중국에서 생산·정제된 희토류와 기타 광물을 구매하기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수출업체들은 이달 1일부터 희토류 수출 물량이 서방 공급망 내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당국에 구체적으로 단계별 추적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NYT는 중국 당국이 외국 기업이 희토류를 공급받는 것과 관련해 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또 희토류 채굴·생산 기업들에 대한 소유권도 사들이고 있다. 중국 내에서 마지막으로 외국인 소유로 남아있던 희토류 정제 공장 2곳은 중국 국유 기업으로 소유권이 이전 중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희토류 채굴·정제를 국가 기밀로 분류하고 관련 정보에 대한 통제도 강화하고 있다.
희토류 업계 인사 2명이 외국인에게 정보를 넘겼다가 11년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15일부터는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방염제·야간투시경·핵무기 등의 원료로 쓰이는 준금속 안티몬에 대한 수출 통제도 시행 중이다.
국가 안보와 국익을 수호하고 국제 핵확산 금지 등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중국 측 주장이다. 미국 지질조사국 자료를 보면 중국은 지난해 글로벌 안티몬 생산량의 48%를 차지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첨단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에 들어갔으며, 지난해 말부터는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를 만드는 데 쓰이는 흑연에 대해 수출을 통제 중이다. 자국이 사실상 독점 중인 희토류 가공 기술에 대해서도 수출을 막았다.
NYT는 중국이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희토류를 추출할 수 있는 화학 기술 수준에서도 우위에 있으며, 용매추출 기술이 외국보다 한세대 앞서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전했다.
또 중국에서는 39개 대학에 희토류 산업 관련 엔지니어·연구원을 훈련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며 미국·유럽에서는 대부분 간헐적으로 관련 강의가 개설되는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