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1주일가량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또다시 한국을 경쟁 상대로 콕 짚어 거론했다. 트럼프는 26일 “우리는 일본과도, 중국과도, 한국과도 경쟁해야 한다”며 집권 시 미국 내 생산 요건을 충족한 기업의 법인세를 6%포인트 인하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앞서 트럼프는 중국·한국·독일을 거론하면서 “다른 나라의 일자리와 공장을 빼앗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한국이 미국의 많은 산업을 빼앗아갔다”고 약탈론을 제기하는 등 대미 무역 흑자국인 한국을 자주 겨냥해왔다. 1기 집권 시절에도 한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해 “무역에서는 동맹이 아니다”라며 압박했던 그가 2기 집권에 성공할 경우 고율 관세 부과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방위비 재협상 카드 등으로 전방위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후보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접전이 계속되고 있으나 선거가 다가올수록 경합주에서 트럼프 지지층이 더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우리나라의 수출이 주춤해진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다.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3분기에 역성장으로 돌아선 수출 경기가 더 얼어붙을 수 있다. 해리스가 승리한다고 마냥 안심할 수도 없다. 강도 차이는 있더라도 대(對)중국 견제와 ‘미국 우선주의’ 심화라는 측면에서는 경계를 늦출 수 없다. 해리스의 노동자·환경 중시 정책 등이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미 대선 이후 달라질 글로벌 경제 질서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의 실력을 키워야 한다. 과도한 규제와 높은 법인세율 등 글로벌 기준에서 벗어난 법·제도를 정비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수출 장벽들을 돌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일자리를 지키면서 성장 동력을 계속 살려갈 수 있다. 특히 수출 불확실성에 대비해 미국·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기술력 강화와 인재 육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 우리 기업들의 투자로 미국의 일자리를 대거 창출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미가 경제·안보·기술 동맹을 토대로 ‘윈윈’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정교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