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강세장을 이끌었던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대폭 둔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 집계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서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인 애플·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아마존은 올 3분기 평균 19%의 순익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S&P지수 전체 기업들의 예상 순익 성장률(4.3%)를 크게 웃도는 수치지만 빅테크 기업들의 최근 6개 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빅테크와 나머지 기업 간 실적 격차는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빅테크들이 지난해까지 분기별로 35%씩 고성장하던 시절은 먼 과거의 일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2년 전부터 빅테크들은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강세장을 이끌어왔지만 최근 몇 달 새 상황이 바뀌었다. ‘매그니피센트7’(M7) 기업들의 주가는 올해 초부터 7월 10일까지 22% 상승했지만 그 이후로 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유틸리티·부동산·금융 및 산업 업종은 10% 이상 상승하고 S&P500은 3.1% 올랐다. 투자은행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빅테크들이 연말까지도 주도주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 기업 주식을 장기 보유 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건 아니다”라며 “성장이 둔화하고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다는 것은 분명한 리스크지만 여전히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수익 잠재력도 높다”고 평가했다.
빅테크의 실적이 미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팩트셋에 따르면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의 3분기 순익은 S&P500 기업들이 거둔 순익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공동 설립자는 “매그니피센트7 기업들은 엄청난 헤비급 선수들”이라며 “미 증시가 7~8개 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축복이자 저주”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빅테크들의 실적 추세가 향후 증시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짚었다. 샌프란시스코 파르나서스 인베스트먼트의 앤드류 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심리는 지난 분기보다 훨씬 더 흔들리고 있으며 시장에는 부정적 요인들이 더 많다”며 “그렇다고 해서 상승세가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와 실적 모멘텀 둔화 등이 심리를 압박하고 있어 다른 종목들에도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매그니피센트7 중 5개 기업은 이번 주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29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시작으로 30일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31일에는 애플과 아마존이 각각 분기 성적을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