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에는 긍정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 후보가 모두 ‘약가 인하’를 앞세우고 있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우호적인 데다 생물보안법(Biosecure Act)으로 대표되는 중국 견제 기조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8일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미국 대선 시나리오별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 영향’에 따르면 대선 결과에 관계 없이 국내 바이오시밀러 기업의 대미 수출은 최소 현재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두 후보가 모두 중요 정책으로 내세운 약가 인하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활성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정부에서 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근거로 미국 공공의료보험기관(CMS)과 제약사 간 약가 인하 협상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들은 IRA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협상 속도를 개선하는 등 장기적인 연구개발(R&D) 정책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약가 협상에 포함된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 시 약가 인하 적용 후 1~2년 내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정부의 직접적인 약가 인하로 빅파마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기술수출에 의존하는 국내 바이오 벤처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직접적인 약가 협상보다 제약·바이오 시장의 경쟁 촉진으로 자발적인 가격 조정을 유도할 것이라 예고했다. 역시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정책이다. 하지만 국내 바이오 벤처의 R&D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된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가 당선돼 IRA 약가 협상안이 폐지될 경우 국내 바이오텍의 수혜가 전망된다”며 “법안의 폐지는 빅파마가 R&D 투자를 제한하거나 개발 중인 신약의 가치가 하락할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후보 모두 생물보안법의 대중 견제 기조는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생물보안법이 바이든 정부에서 발의되긴 했으나 공화당·민주당이 함께 발의한 초당적 법안인 데다 트럼프 후보도 “중국 제조 의약품 수입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바이오 산업의 대응 방향으로 “해리스 후보 당선시 R&D 투자와 함께 첨단의약품 가치 평가 조정으로 국내 바이오 신약 개발 동기를 높이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바이오 소재·부품·장비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며 “트럼프 후보 당선시 필수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대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대비해 적정 재고를 관리하는 한편 바이오시밀러의 협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