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2.2%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 감사에 출석해 “올해 성장률이 2.4%(한은 전망치)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2.2∼2.3% 정도로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가 한은의 경제전망 수정을 시사한 것은 3분기 성장률이 0.1%(전기 대비)로 한은 전망치(0.5%)를 크게 하회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성장률 하락 원인으로 지목된 수출에 대해선 물량 감소 요인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금액 기준으로 봐서는 수출이 안 떨어졌는데, 수량을 기준으로 떨어졌다”며 “자동차 파업 등 일시적 요인과 화학제품·반도체의 중국과 경쟁 등으로 수량이 안 늘어나는 것 같은데, 원인을 더 분석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성장률과 전망치의 오차 관련 지적에는 “(8월부터) 분기 전망을 시작했기 때문에 보다 정치(精緻)하게 노력하겠다”면서도 “다만 올해 연초와 지금 미국 성장률 전망치가 1.5%에서 2.8%로, 일본의 전망치도 1%에서 0.3%로 바뀐 것과 비교하면 (전망 실적이) 크게 나쁘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11월 금리 결정을 앞두고 일단 미 대선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보고 달러 강세 등 경제 상황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려 한다"고 짚었다. 이어 "수출과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내년 경제 전망을 어떻게 할 것인가도 굉장히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달부터 시작한 거시 안정성 정책이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될지 등 세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한 다음 결정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총재는 한은이 금리 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실기론'과 관련해선 "3분기 성장률 쇼크 이후에도 우리나라 성장률은 2% 이상을 성장하고 있다"며 "금융안정을 고려하지 않고 가계부채라든지 부동산을 고려하지 않고 금리를 낮출 경우에는 다른 부작용이 있어 금리 인하를 늦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