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오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우리금융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동양·ABL생명 인수에 사실상 ‘브레이크’를 걸었다.
이 원장은 29일 임원회의를 열고 우리금융에 대해 “내부통제와 건전성 관리 수준이 현 경영진이 추진 중인 외형 확장 중심의 경영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내부통제 문제에 대한 엄정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우리금융의 잠재 리스크로 △조직 문화의 기저를 이루는 파벌주의 용인 △금융 사고에 대한 안일한 인식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경영 체계 지속 등을 꼽았다. 우리금융이 내부통제 문제로 홍역을 앓는 상황에서 과연 현재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인수 등 외형 확장에 나설 준비가 됐는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금융권의 문제점 등을 언급하며 “은행 등의 금융 사고와 해외 현지법인 투자·운영 부실 등에 대해 정기 검사 과정에서 면밀히 점검하고 근본적 개선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현재 KB금융과 우리금융을 대상으로 정기 검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우리금융의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 대출 사건과 KB금융의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뱅크(옛 부코핀은행) 부실 운영에 대한 지적이 집중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