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진도 “尹, 결자해지”…金여사 문제 결단 압박

■오세훈·나경원 등 공동성명
韓도 겨냥 "더이상 혼란 없어야"
"尹·韓 갈등에 정치 리더십 부재"
김여사 사과·특감 타협 가능성도
韓 30일 '100일 회견' 수위 촉각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 입법과제 점검 당정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과 권영세·나경원 의원 등 여당 중진들이 29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당정 지지율 추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한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도 “더 이상의 혼란은 없어야 한다”며 당정 갈등 대신 당 안팎의 소통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대로는 당정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 속에 김 여사의 사과와 활동 자제 등 민심 수습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당내 분열을 확산시킬 특별감찰관 표결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힘을 얻고 있다.


오 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5선 중진의 권 의원과 김기현 의원은 이날 서울의 한 식당에서 조찬 회동을 가진 뒤 ‘정치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쇄신 모임인 ‘새정치 수요모임’의 일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나 의원은 해외 출장으로 조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성명에 이름을 같이 올렸다.


이들은 “대한민국은 강대국 패권 경쟁과 동시다발 전쟁으로 백척간두에 서 있지만 정치는 정쟁과 분열의 권력 정치 늪에 빠져 있다”며 “국정을 담당한 정부·여당의 책임이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리민복을 책임진 세력 내에서 대통령과 당 대표의 내분만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라 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정부·여당다움을 회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여권의 최대 악재로 떠오른 김 여사 의혹 해법을 놓고 날로 격화하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대립을 꼬집은 발언이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조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여사 문제로 야권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서달라”고 촉구했다. 또 한 대표가 김 여사 논란 해소를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특별감찰관 도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방탄을 목적으로 사법부를 겁박하고 탄핵으로 권력을 찬탈하려는 ‘운동권 정치’의 프레임에 말려드는 결과를 빚고 있다”며 “야당이 정권 쟁취에 몰두해 특검에 전념한다고 해서 여당마저 흔들리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여당을 향해서도 “최고 권력자 주변에서 발생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정치권이 그 문제에만 매몰돼 본질을 소홀히 하면 국가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며 “통합의 정신과 합리적 대화의 복원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며 당정 간 소통 강화를 요구했다. 나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성명의 배경에 대해 “당정 갈등만 도드라지는 안타까운 현실 속에 당이 합리적으로 소통을 늘려갈 수 있도록 중진들이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당정 위기 속에 중진들까지 경고의 목소리를 내면서 대통령실과 한 대표의 태도 변화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인다. 우선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사과와 대외 활동 자제 등을 포함한 민심 수습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자제 등 여러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김 여사의) 사과 부분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 문제 해법에 고삐를 당겨온 한 대표 역시 당분간 친윤계와 정면 충돌을 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대표가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가 분수령으로 꼽힌다. 여권에서는 대통령 친인척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를 놓고 한 대표가 의원총회에 앞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물밑 조율’을 통해 표결 대신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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