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금융 서비스 업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국내 증시가 아닌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국내 상장 주관사단에 미국에서의 기업공개(IPO)를 제 1안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알렸다. 업계 관계자는 “비바리퍼블리카가가 국내보다는 미국 상장을 우선 준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며 “아직 국내 주관사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은 아니지만 외국계 IB를 주관사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는 올 2월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당시 외국계 증권사를 상장 주관사단에 포함시키지 않아 비바리퍼블리카가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8개월 만에 상장 전략을 크게 바꾼 것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미국 증시 입성을 추진하는 건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우호적이지 않은 국내에서는 10조 원 이상의 목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핀테크 상장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주가가 상장 후 줄곧 내림세를 걷고 있는 데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최근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누적 투자 금액은 1조 6000억 원, 기업가치는 9조 1000억 원이다. 한때 기업가치 15조 원 이상을 목표하기도 했지만 고금리 장기화로 투자 심리가 악화해 ‘데카콘(기업가치가 10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등극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