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력공사(EDF)와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몽니에 체코 반독점 당국이 한국과의 원전 수주 계약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체코 측은 문제 제기에 따른 일반적인 절차이며 해당 결정이 최종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3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에 따르면 체코 반독점 당국이 원전 계약에 대해 일시 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에 대해 체코 측은 “입찰 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때부터 관련 법률에 따라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원자력 업계에서는 계속운전 허가를 제때 받지 못해 멈춰 서는 원자력발전소가 늘면서 한국도 계속운전 기한을 10년에서 20년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전에 문제가 없는 멀쩡한 원전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국민 부담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고리 3호기 운영이 중단된 가운데 2029년까지 가동 연한이 끝나 발전을 중단해야 하는 원전이 10기에 달한다. 고리 4호기와 월성 2·3·4호기, 한울 1·2호기 등이 대표적이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2027년까지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누적 손실은 4조 9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수원은 이미 운영이 중단된 고리 2·3호기를 포함해 원전 10기가 계속운전 승인을 받지 못하고 운영이 모두 중단될 경우 향후 10년간 약 107조 6000억 원 이상의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에 따른 계속운전 미신청의 여파가 크다. 지난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면서 원전 10기를 노후 원전으로 규정해 단계적 폐쇄를 추진하며 재가동을 막아섰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지난해 11월에야 규제 기관에 수명 연장을 신청했지만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계속운전을 위한 안정성을 검증하고 있는 단계지만 물리적인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 사례를 볼 때 계속운전 심사 기간은 최소 2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고리 2호기도 가동을 멈춘 때부터 1년 반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운전 허가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처럼 계속운전 기한을 20년으로 늘리는 등 수명 연장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10년이라고 해도 허가 기간을 빼면 실질 가동 기한은 8년도 안 된다”면서 “계속운전 규정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