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안전성이 확인된 원자력발전소는 계속 가동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원전 정책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체코 원전 수주와 신한울 1·2호기 준공 등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이후 8년 만에 찾아온 ‘원전 르네상스’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30일 경북 울진의 신한울 원전 부지에서 열린 ‘신한울 원전 1·2호기 종합 준공식 및 3·4호기 착공식’에 참석해 “안전이 확인된 원전은 계속 가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며 “기존 원전을 안전하게 오래 쓰고 미래 혁신 원전을 과감히 도입할 수 있게 하루빨리 제도를 마련하겠다. 그게 우리 경제와 산업이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안전만 보장되면 영국과 프랑스는 기간 제한 없이 운영한다”며 “원전 폐기로 인한 손실액이 천문학적이고, 이는 고스란히 국민과 산업계의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초 허가된 설계수명이 끝나면 원전을 더 돌리면 안 된다는 탈원전 정책에 2029년까지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원전이 10기에 달한다. 지난해 고리 2호기에 이어 지난달에는 3호기가 운영을 멈췄다.
정부는 원전 산업 수출과 생태계 완전 복원에 더 매진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체코 원전 본계약을 준비하고 ‘2050 중장기 원전 로드맵’과 ‘원전 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내 원전 산업 발전을 도울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정치로 인해 원전 산업의 미래가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은 신규 원전 건설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마이스터고부터 특화 대학원까지 인재 양성 시스템도 갖춰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한울 1·2호기는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탈원전 정책 폐기 선언 이후 첫 번째로 종합 준공되는 원전이다. 3·4호기는 첫 착공 원전이다. 이병령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공학 박사는 “국내 원전 생태계의 복원이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