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쇼팽다운 스타일의 곡 중 하나다.” (피아니스트 랑랑)
쇼팽의 미공개 작품이 190년 만에 발견, 공개됐다. 48개 마디로 이뤄진 곡으로 연주 시간은 80초 남짓으로 짧은 곡에 쇼팽다운 스타일이 담겼다.
2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즈(NYT)는 미국 뉴욕의 ‘모건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에서 쇼팽의 미공개 ‘왈츠’ 악보가 입수돼 이를 공개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NYT에 따르면 모건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에서 음악 담당 학예사로 일하는 작곡가 로빈슨 매클렐런은 박물관에서 입수한 작품들을 분류하던 과정에서 한 악보를 보고 경악했다. 피카소의 서명이 담긴 엽서, 브람스와 차이콥스키가 쓴 편지 등 사이에서 유독 필기체의 ‘Chopin(쇼팽)’이라는 글자가 강렬하게 눈에 들어온 것이다. 왼쪽 상단엔 ‘Valse’(프랑스어로 ‘왈츠’)라고 필기체로 적혀 있었다. 세상에 공개되지 않았던 전설적인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의 왈츠가 약 190년 만에 빛을 본 순간이었다.
이후 모건 뮤지엄 측에서 악보의 종이와 잉크 재질, 필적, 작곡 양식 등에 대한 감정을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의뢰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쇼팽 작품의 자필 악보가 맞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왈츠의 작곡 시기는 쇼팽이 20대 초반이던 1830~1845년으로 추정된다. 짧은 분량임에도 곡의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다.
NYT는 앞서 지난 27일엔 온라인을 통해 피아니스트 랑랑이 이 곡을 연주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랑랑은 이 곡을 연주하며 느낀 소회로 “거친 도입부가 폴란드 시골의 엄혹한 겨울을 떠올리게 한다”며 “쇼팽이 쓴 가장 복잡한 곡은 아니라도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쇼팽다운 스타일의 곡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 연주를 접한 클래식 팬들은 “이렇게 짧은 곡에 이렇게 많은 감정이 담길 수 있다는 게 놀랍다”며 “그저 아름답다”고 감탄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