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가 폭락에 투자자 반발…금융당국도 칼 뽑는다[시그널]

고려아연 유상증자에 하한가 찍어
긍정 여론도 돌아서…금감원 브리핑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로비. 연합뉴스

30일 고려아연(010130)의 차입금 상환을 위한 유상증자 발표로 전날 154만 3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곧바로 하한가로 추락하자 투자자의 반발도 거세다.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무리한 유증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투자자의 이익과는 배치되는 것이라 정부의 밸류업 기조에도 역행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31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이번 유증의 납입가액 산정이 어떻게 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유증에 제동을 걸 가능성이 크다.


이날 고려아연 투자자들은 주식 관련 사이트의 종목 게시판에 불만을 쏟아냈다.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거나 전날까지 주식을 매도하지 않은 투자자 입장에서 고려아연의 2조 5000억 원 규모 유증 발표는 날벼락에 가깝다.


이날 종가는 108만 1000원. 하루 만에 46만 2000원(-29.94%)이 빠진 만큼 투자자 분노는 극에 달했다. 자칫 사모펀드(PEF)와 경영권을 놓고 지분 경쟁을 벌여왔던 최 회장 측에 대한 긍정 여론이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 투자자는 “(이번 발표는) 사실상의 주가조작”이라며 “그나마 여론이 우호적이었는데 공공의 적이 되는 최악의 수를 뒀다”고 말했다. 특히 유증의 주당 납입가액이 67만 원에 불과한 것에 대한 원성도 컸다. 통상 주가는 유증 납입가액과 연동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앞으로 주가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도 31일 함용일 부원장 주재로 관련 브리핑을 연다. 투자자들의 날 선 비판이 밸류업을 추진하고 있는 당국에도 번지게 되자 가만있기 어려워진 상황이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조달 자금을 국가전략산업 육성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쓰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회사의 미래 성장과 발전이 아닌 경영권 사수를 위한 것”이라며 “밸류업 추진 와중에 개미투자자 이익과 배치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 당국도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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