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삶의 방식 이끌어낸 건축물 돋보여 [2024 한국건축문화대상]

■건축물 부문 심사총평
안의식 심사위원장
종합건축사사무소 연미건축 대표

심사위원장인 인의식 종합건축사사무소 연미건축 대표이사

2024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은 건축의 사회적,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물론 건축물이 지역과 사회에 만드는 긍정적이며 실질적인 변화를 중요한 가치로 평가했다.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수상작의 수가 줄어들면서 작품으로서 완성도 기준으로는 변별력을 갖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심사위원들은 △주어진 조건에서의 대응을 넘어 건축가의 관점과 설계 의도가 명확하고 완성도 있게 실현되었는가 △특수한 해법에 머무르지 않고 보편적 가치를 담으며 확장의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가 △기존의 유형적 범주에 도전해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이끌 수 있는가 등의 기준에 따라 수상작을 선정했다.


사회·공공 부문은 규모가 클 경우 시공의 완성도를 성취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최저가 입찰에 의한 시공사 선정방식의 대안과 설계의도 구현 업무의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함을 공감했다. 공공분야 대통령상을 받은'시립장지하나어린이집'은 매우 단순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중정 놀이터와 이를 둘러싸는 복도, 만남과 이동의 중심이 되는 다목적홀과 계단, 2층의 순환 데크인 하늘놀이터 등 구조는 밝고 개방적인 동시에 아늑하고 공간적으로 몰입하게 한다.


민간분야 대통령상을 수상한 '폴 공장(POLE Factory)'은 공장 동과 사무 및 복리시설을 담는 부속 동이 크고 작은 여섯 개의 박스로 군집을 이루고 있다. 균질한 기계의 시간 및 집중과 쉼의 리듬, 틈이 필요한 사람의 시간, 그리고 그 사이에 더 깊은 호흡과 더 긴 정착이 필요한 나무의 시간을 대등하게 다루려는 건축가의 태도가 담겨 있다.


주택분야 대통령상을 수상한 '화조풍월'은 직관적으로 설정한 감각적 경험으로부터 배치의 질서를 부여하고 공간을 조직했다. 지붕의 공간을 중심으로 배치된 거실과 식당, 안방을 나누는 복도와 현관의 역할도 전형적이지 않지만 경계와 규준선의 원칙을 엄격하게 따르는 시도가 돋보인다.


공공분야 국무총리상인 '용남고등학교'는 주어진 예산을 바탕으로 테라스형식의 공간 적층구법을 활용해 주변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며 창의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을 연출해 냈다. 민간분야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최양업신부 탄생기념 경당'은 기존 사회질서와 대척점에 선 조선 천주교의 역사성 속에서 최양업 신부의 생애를 온전히 공간으로 소환했다. 주택분야 국무총리상을 받은 '양평사색'은 자연의 열린 풍경과 녹음 가운데 두 부부의 지친 일상을 달래며 사색할 수 있는 주말의 보금자리를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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