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정보본부 "북러 혈맹관계로 근본적 변화…풍계리 핵실험 내부준비 마쳐"

■국방정보본부, 정보위 보고
"ICBM 이동식발사대도 지역 배치
美대선 전 핵이슈 부각 시도할 것"
한미, SCM·2+2 장관회의 개최
대통령실 "포탄 지원설 사실 아냐"

문상호(왼쪽부터) 정보사령관과 원천희 국방정보본부장, 박종선 777사령관이 30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으로 러시아와 혈맹 단계에 올라선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부 준비를 끝낸 정황을 군 정보 당국이 포착했다. 다음 달 미국 대선 전후로 혼란한 시기를 틈타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전방위적인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미 양국의 국방 수장이 워싱턴DC에서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국방정보본부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미국 대선 전 핵 이슈를 부각하려 시도할 것”이라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두 의원은 “현재 풍계리 내 핵실험장의 내부 준비는 끝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우주발사체를 비롯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도 거의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정보본부는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 준비가 끝나 특정 지역에 배치됐다”며 “거치대에 장착된 상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대선 전후를 즈음해 대기권 재진입 기술 검증을 위한 ICBM 발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통령실 역시 준비 시간이 짧은 핵실험은 언제든 할 수 있고 ICBM은 시간이 조금 걸리지만 가속화해 실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은 핵 능력을 과시하며 미국 대선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첫 TV 토론 직후 핵농축 시설을 공개한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데 이어 ICBM을 공개하는 등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도발 수위를 올리고 있다.


특히 북한은 우크라이나 파병 대가로 러시아의 우주·첨단기술을 받아들이고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까지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방정보본부는 “북러 관계가 혈맹 관계로 변화했고 상호 방위 능력을 강화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은 파병된 북한군 활동 모니터링을 위해 전황분석팀을 현지에 보내는 방안을 살피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북한이 실전 경험을 쌓고 현대적 전술을 습득하는 것은 직접적인 군사 위협”이라며 “우리도 방어적으로 그들의 활동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포탄 지원을 검토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요청한 적이 없다”며 “155㎜ 포탄 지원 검토는 틀린 내용”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미 양국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인근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56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개최한다. SCM은 동맹인 한미 국방부 장관이 만나 주요 군사정책을 최종적으로 보고·논의하는 자리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인한 글로벌 안보 정세 대응이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외교 수장까지 함께 만나는 6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도 31일 열린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