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올해 3분기 3%에 육박하는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의 장기화로 경기가 점차 위축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미국인들의 탄탄한 소비에 힘입어 성장을 이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상무부는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2.8%(직전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30일(현지 시간) 밝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망치(2.9%)보다는 소폭 밑돈 수치다. 올 2분기(3.0%)보다도 성장률이 다소 하락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분기 성장 속도는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3%에 육박하는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한다. 2% 후반의 성장률은 약 1% 후반으로 추정되는 미국의 잠재성장률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성장은 소비가 주도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세부 항목을 보면 개인소비 증가율이 3.7%로 나타났다. 개인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2.46%포인트로 전체 성장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계속 열 의지가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2분기 2.5%에서 3분기 1.5%로 하락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목표치(2%)를 밑돌았다. 식료품과 석유류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경향을 나타내는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2분기 2.8%에서 3분기 2.2%로 하락, 물가 목표치에 근접했다.
이 같이 이번 3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이른바 ‘노랜딩’(무착륙)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PGIM 픽스드인컴의 이코노미스트안 톰 포르첼리는 “중요한 점은 3분기에 엄청난 성장이 나타난 것”이라면서 “중기적으로 경기 침체가 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GDP 수치는 중앙은행의 금리 경로를 바꾸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달 금리를 인하했고 앞으로도 계속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준 분기별 전망에 따르면 11월과 12월 금리를 각각 최소 0.25%포인트씩 인하를 예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0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23만 3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10월 증가 폭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컸다고 ADP는 설명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1만 3000명)도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