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뻘' 소위 성폭행 시도 후 '꽃뱀' 취급한 대령…'공군 빛낸 인물'이었다

딸 또래 성폭행 미수 후 '꽃뱀' 취급 대령
최근 '공군 빛낸 인물'로 선정

/사진=JTBC 보도화면 캡처

딸 또래의 여군 소위를 성폭행하려 하고 '꽃뱀'이라며 2차 가해를 한 공군 대령이 '공군을 빛낸 인물'에 뽑힌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JTBC에 따르면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를 이끌었던 A대령은 얼마 전 공군을 빛낸 인물로 선정됐다. A대령은 같은 달 24일 회식 자리에서 부하 여군인 B소위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군인권센터(센터)와 군인권센터 부설 군성폭력상담소(상담소)에 따르면 A대령은 지난달 24일 B소위 등 5명과 회식을 했고, 회식 후 2차를 가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을 불편해 한 B소위의 하급자(부사관)가 B소위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B소위는 하급자를 돕기 위해 A대령을 관사에 데려다주겠다고 한 뒤 택시를 타고 A대령의 관사로 이동했다.


A대령은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B소위의 손을 만지는 등 B소위를 강제추행하고 "공군에 계속 있으면 세 번은 날 보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후 관사에 도착한 A대령은 B소위에게 '한 잔 더 하자'며 관사로 함께 갈 것을 강요했고, B소위는 '어쩔 수 없이' 관사로 들어가며 1차 회식 자리에 있었던 간부들에게 도와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상담소는 전했다. 이후 A대령은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겠다는 B소위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며 성폭행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B소위는 "저는 대장님 딸과 3살 차이밖에 안 나는 또래다. 아내 분도 있지 않냐"며 강하게 거부한 끝에 가까스로 도망쳐 상관에 보고, A대령과 분리 조치됐다.


B소위 측은 2차 가해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A대령이 회식 자리에 있던 다른 간부들에게 "B소위가 술에 취해 유혹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압박하며 유도신문하고 이를 녹취했다는 것이다.


군인권센터 등은 전날 A대령의 만행을 경찰청 수사본부에 고발했다. A대령은 강간미수, 강제 추행 등의 혐의를 받는다. 고발 소식을 접한 공군은 "지속적인 성인지교육, 피해자 통합지원체계 구축 등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공군 성고충예방대응센터는 사건 인지 즉시 피해자와 행위자를 분리 조치했으며 피해자가 민간 경찰에 신고할 수 있도록 조력해 왔다"고 밝혔다.


또 "언론에 보도된 2차 가해 제보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해 엄중 처벌할 예정"이라며 "부대는 2차 피해 예방, 피해자 상담 지원 등 피해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해당 사건에 대한 민간 경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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