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우엠텍, 반도체 '유리기판' 도전장…"2027년 月 3만장 규모 공장 목표"

월 5000장 규모 양산 라인 설치
TGV·구리 도금·CMP·캐비티 솔루션
국내 최대 기판 회사와 S사와도 협력

중우엠텍이 지난달 23~25일 대만 개최된 TPCA 전시회에서 공개한 유리 기판. 사진제공=중우엠텍

중우엠텍(JWMT)이 유리기판 양산을 위한 설비 투자를 시작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유리기판을 신사업으로 점찍고 핵심 공정 노하우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리기판 상용화를 준비하는 세계 최대 기판 회사들과의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JWMT은 경기 안산시에 월 5000장 규모의 유리기판 양산 라인을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공장은 2026년부터 생산 역량을 늘려서 월 3만 장 규모의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유리기판이 2027년 본격 상용화가 예상되는 것을 고려한 움직임이다. 새로운 라인에서는 유리관통전극(TGV)→구리(Cu) 도금→화학적기계연마(CMP)→캐비티 등 유리기판 핵심 공정을 일괄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투자는 제이더블유앤파트너스와 자회사인 제이더블유앤컴퍼니가 설정한 펀드를 통해 집행된다.


JWMT이 양산에 도전하는 유리기판은 패키징 업계에서 차세대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기판은 반도체가 IT 기기와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칩 아래에 덧대는 부품이다. 최근 기판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AI의 출현으로 초고성능 칩이 필요한데 미세 회로 구현은 한계에 다다르자, 다양한 칩을 마치 한 개의 반도체처럼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이종결합(異種結合)' 패키징이 유행하면서다. 다수의 칩을 올려야 하는 만큼 기판의 크기가 점차 커지는 추세다.


기판 면적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문제는 비용과 생산성이다. 이종결합을 하려면 칩과 기판 사이에 '실리콘 인터포저'라는 소재를 덧대야 하는데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플라스틱 기반의 오가닉 인터포저의 경우 값은 저렴하지만 표면이 거칠고 발열에 취약해 쉽게 휘어진다는 단점 때문에 미세회로를 새기기가 어렵다.


이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제품이 유리기판이다. 기판의 중심인 '코어'층을 유리로 만드는 콘셉트인데, 유리 특유의 매끈한 성질 때문에 미세 회로를 새기기가 수월하고 강도가 뛰어나면서 유연해 대면적 기판을 만들기가 좋다. 업계 관계자는 "유리 기판은 2027년부터 반도체 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JWMT는 디스플레이 패널에 들어가는 유리를 가공하는 기업이다. 회사는 디스플레이에서 쌓은 노하우를 유리기판 제조에 응용했다. 특허기술인 'LMCE'라는 레이저 기술과 습식 식각을 결합해, 유리에 배선 공정을 위한 수직 구멍을 뚫는 TGV를 구현했다. 또한 기판에 칩이 놓일 구멍을 파는 캐비티, 홀 가공, TGV 구멍 속에 빈 공간 없이 구리를 꽉 채우는 완전도금 기술까지 확보했다.


회사는 유리기판 제조 기술을 유리기판 제조사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 각종 공정을 끝낸 반제품을 유리기판 제조사에 넘기면, 각 회사들은 고객사의 요구사항에 맞게 제품을 가공해 최종 양산품을 만드는 방식이다. JWMT 기술은 세계 최대의 기판 회사인 S사와 대만 U사 등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유리기판 시제품은 지난달 23~25일 대만에서 개최됐던 TPCA라는 전시회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윤무영 JWMT 대표는 "JWMT의 기술력으로 세계 반도체 기판업계에서 게임체인저로 평가받을 자신이 있다"며 "한국 패키징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도약에도 기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