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1일 “배터리 업황은 내후년(2026년) 정도에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제4회 배터리산업의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업황은 내년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기차) 캐즘 극복과 관련해 수요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한 흑자 전환 시점은 ‘곧’이라고 못 박았다. 4분기 내 흑자 전환 가능성에 대해선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고 곧 올 것”이라고 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48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7% 감소했다. 매출은 6조 87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줄었다. AMPC 금액 4660억 원을 제외하고 나면 17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김 대표는 시장 상황에 발맞춰 투자 속도 조절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를 줄인다는 것보다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많이 나갔던 부분들을 재조정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려는 계획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향 4680(지름 46㎜·높이 80㎜) 배터리의 양산 시점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빠르면 올해 8월 말 해당 배터리를 양산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일정이 밀리고 있다.
김 대표는 “(4680 배터리 양산 시기는) 확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4680 배터리 양산 시점이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느냐’는 질의에는 “그건 봐야 한다. 논의 중에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 따른 대응 방안과 관련해서는 사견을 전제로 “생산자들의 보조금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가는 세금 혜택에 변동이 있을 수 있는데 저희뿐만 아니라 모든 회사들이 시나리오에 대해 잘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취임 1주년을 앞둔 김 대표는 “배터리 산업이 잘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가 잘 협력해야 할 것 같다”며 “어려운 시기에 제 역할을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 대표는 이날 이차전지 산업 발전의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그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전기차 캐즘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3월 LG에너지솔루션 신임 대표이사 취임 이후 상용차용 배터리와 리튬인산철(LFP)·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등 대규모 공급 계약을 연이어 수주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졌다. 김태안 삼성SDI 그룹장은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하는 각형 배터리 개발을 주도한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