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연내 합병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합병 이후 마일리지 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늦어도 이달 중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미국 법무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대해 최종 승인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승인까지 완료된다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에 대한 모든 승인을 확보하게 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 이후 약 4년 만에 합병을 이뤄내게 된다.
합병 이후 세계 7위권 항공사 출범이 기대되는 가운데 양사 간 마일리지 통합 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이 확정되면 6개월 내에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각 사의 마일리지 정책이 다르기 때문에 1:1로 통합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감지되고 있다. 시장에서 통상 각사마다 마일리지 가치를 다르게 평가하는데 1마일리지 당 대한항공은 15원, 아시아나는 11~12원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양사 마일리지의 가치가 다른데 등가로 통합하게 되면 대한항공 이용자의 반발이 예상된다. 비율을 조정할 경우 아시아나 이용자들 역시 불만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시아나 고객들 사이에서는 합병 전까지 마일리지를 소진할 수 있는 사용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상반기 기준 고객들이 사용하지 않는 마일리지인 이연수익은 9758억 원으로 집계됐다. 1조원 가까운 마일리지가 축적돼 있지만 마일리지 좌석은 턱없이 부족해 구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입장이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경쟁 항공사들은 틈새 공략에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지난해 국내 한 카드회사와 손잡고 신용카드 가입자들에게 파격적인 마일리지를 제공하고, 등급 상승 혜택의 기회를 열어뒀다. 일본항공(JAL)은 김포-하네다 노선의 비즈니스석을 구매하면 원월드 사파이어 등급을 부여하는 마케팅을 벌였다.
한편 과거 해외 합병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마일리지는 1:1로 통합됐다. 미국 델타항공·노스웨스트항공 합병,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컨티넨탈항공 합병 사례가 대표적이다. 에어프랑스와 KLM이 합병할 때도 마일리지가 1:1로 통합됐다. 현재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 마일리지 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