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포탄의 성능이 기대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가 최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에서 공세작전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군이 사용한 북한제 포탄의 결함이 확인됐다.
현지 우크라이나군 대변인 예우헤니 로마노우 대령은 "러시아가 발사한 122mm, 152mm 포탄의 60%가 북한산"이라며 "이들 포탄은 품질이 현저히 낮아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불발탄으로 끝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최근 북한이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로 반출한 컨테이너가 2만 개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했다. 군 당국은 이들 컨테이너에 152mm 포탄을 가득 적재할 경우 약 940만 발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공급한 포탄의 명중률이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제조 공정상의 하자나 화약·신관 결함, 혹은 장기 보관된 재고 포탄 사용이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이 노후 재고 포탄을 러시아에 제공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1970년대 생산된 전시 비축 탄약까지 '재고 정리' 차원에서 제공하면서 불량률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장기 보관된 포탄을 실전 투입할 경우 불량이 발생하기 쉽다"면서 "포탄 저장에는 온·습도 관리와 청결한 보관시설이 필수적인데 북한은 이런 면에서 낙후돼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