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라면의 글로벌 인기가 거세지는 가운데 해외 식품기업들이 잇따라 '한국식 라면' 출시에 나서고 있다. 세계적 아이돌그룹을 앞세워 한국어로 '한국라면'을 강조하는가 하면, 라면 종주국을 자처하는 일본마저 한국식 매운맛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라면기업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인도푸드의 '인도미'는 지난달 31일 그룹 뉴진스를 글로벌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정하고 '한국라면' 시리즈 3종을 출시했다. 제품 패키지에는 한국어로 '한국라면'이라는 문구를 대대적으로 표기했으며, 영문 표기도 일본식 'Ramen'이 아닌 한국식 'Ramyeon'을 사용했다.
인도미가 공개한 광고 영상에서 뉴진스 멤버들은 "너무 맛있어, 인도미"라고 한국어로 외치며 제품을 홍보했다. 이 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1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싱가포르 CNA 방송은 "인도미의 이번 행보가 100여 개국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의 움직임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라면을 개발한 닛신은 지난해 3월 한국어로 '볶음면'이라고 쓴 제품을 출시했다. 이는 삼양식품의 히트상품 '불닭볶음면'과 유사한 디자인을 채택해 논란이 됐다. 닛신은 태국에서도 '한국 불닭맛' 라면을 선보이는 등 K-라면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기업의 한국 라면 따라하기는 반갑지 않은 일이지만, 오히려 한국 라면의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새로운 시장 개척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한국 라면의 수출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1~10월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0억2000만달러를 기록, 연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