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으로 자신이 몸담은 학회를 지원하고 감사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는 전영상 한국전력 감사가 감사원에 자신을 감사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전 감사실은 전 감사가 지난달 30일 감사원에 자신을 상대로 한 감사를 해달라는 청구서를 접수했다고 3일 밝혔다.
한전 안팎에서는 전 감사가 직원 587명의 e메일을 동의 없이 열람하고 특정 직원의 허위 출장 내용을 확인하겠다면서 회사 CCTV 화면을 열람한 것을 두고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또 한전 감사실이 전 감사가 이사로 있던 한국행정학회와 포럼을 개최하면서 개최 비용 1400만여 원을 지불해 이해관계 상충 의혹이 제기됐다. 연구개발(R&D) 분야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진행한 감사 탓에 전력연구원에서만 52명이 퇴사하고 73명이 휴직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전 감사는 R&D 감사는 규정된 절차에 따라 진행했고 전력연구원의 자연 퇴직자를 고려하면 퇴직·휴직 인원은 전임 감사 때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학회 비용 지원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전 감사의 입장이다.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출신인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충북본부 대표를 맡았고 지난해 2월 한전 감사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