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S-OIL 챔피언십이 치러진 제주의 날씨는 종잡을 수 없었다. 하루는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더니 다른 날에는 영상 20도가 넘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악천후로 한 라운드가 취소되기도 했다.
극과 극 날씨에 선수들의 성적도 큰 영향을 받았다. 1·2라운드 선두에 올랐던 선수들은 샷 감을 잃어버리고 이어진 경기에서 부진에 허덕이며 미끄러졌다.
‘새로운 가을 여왕’ 마다솜(25·삼천리)은 달랐다. 날씨에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샷을 날린 끝에 박현경, 이예원, 박지영, 배소현, 노승희에 이어 올 시즌 여섯 번째 다승자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마다솜은 3일 엘리시안 제주CC(파72)에서 끝난 대회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기록해 5언더파를 쳤다.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적어낸 마다솜은 2차 연장 끝에 ‘원조 가을 여왕’ 김수지를 제치고 트로피를 들었다. 상금 1억 6200만 원을 추가한 마다솜은 상금 16위에서 9위(7억 1339만 원)로 점프했다. 마다솜은 투어 통산 7번째인 54홀 노 보기 우승의 주인공도 됐다.
2022년 데뷔한 마다솜은 유독 가을에 강한 모습이다. 통산 3승을 지난해 9월 OK금융 대회와 올해 9월 하나금융 대회에 이어 이번까지 가을에 거뒀다. 통산 6승 중 5승을 가을에 올린 김수지의 아성에 도전할 만하다.
선두 임희정에 2타 뒤진 3위로 출발한 마다솜은 특유의 침착한 샷을 바탕으로 1번(파5)과 2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떨어뜨리며 리더보드 최상단을 꿰찼다. 5번 홀(파4) 버디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해 선두를 내줬던 그는 13번(파4)과 16번 홀(파3)에서 2타를 줄이는 뒷심으로 김수지와 동률을 이뤘다. 16번 홀 13m 버디 퍼트가 압권이었다.
마다솜은 18번 홀(파5)에서 치러진 연장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1차 연장에서 파로 비긴 뒤 홀 위치를 바꿔 치러진 2차 연장에서 2.5m 버디를 놓치지 않았다. 김수지는 파에 그쳤다.
시즌 4승을 노렸던 배소현은 16번 홀의 뼈아픈 보기로 13언더파 단독 6위에 만족했다. 상금과 대상 포인트 2위의 박현경은 10언더파 공동 9위에 올랐지만 이번 대회에 불참한 각 부문 선두 윤이나를 추월하지는 못했다. 이제 남은 대회는 단 1개다.
지난주 서울경제 클래식 우승자 지한솔은 8언더파 공동 22위에 올랐고 2라운드 선두였던 임희정은 5타를 잃고 7언더파 공동 27위로 밀렸다. 이날로 내년 시드 자동 확보자가 가려졌다. 한지원이 상금 60위로 막차를 탔고 64위였던 손예빈은 이번 대회 공동 9위로 선전했지만 상금 62위로 시드전에 끌려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