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지원을 위해 파병된 북한군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군 장갑차가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보병들을 내버려 둔 채 철수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러시아군과 북한군 간 심각한 의사소통 문제를 드러낸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공개한 드론 촬영 영상에서 러시아군 BTR-82 장갑차 3대가 보병들을 전장에 남겨두고 이탈했다.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러시아 쿠르스크주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다. 광활한 평야에서 장갑차 3대는 수목 지대 근처까지 다가가 보병들을 내리고 기관포 사격을 했다. 그런데 장갑차에서 내린 보병들은 전투 대형을 갖추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고 장갑차들은 이들을 남겨둔 채 철수했다.

국방 시민단체 자주국방네트워크의 이일우 사무국장은 RFA에 해당 영상에 대해 “손발이 전혀 안맞는 모습”이라며 “장갑차를 모는 러시아군과 탑승 병력이었던 북한군 사이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일어난 일로 추정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번에 러시아에 간 북한군 대부분은 보병이고, 차량이나 장갑차를 기본으로 움직이는 러시아군 교리는 북한 군인들에게 굉장히 이질적일 수 있다”면서 “사실상 아무 교육 없이 바로 투입됐기 때문에 앞으로 대부분의 북한군은 이번 영상에서 보인 것처럼 러시아군과 손발이 안 맞아 적전에서 전열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하며 교류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NGO(비정부단체) 블루옐로가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이 처음 교전을 벌였다고 주장한 지난 10월 25일 쿠르스크 전투에 대해 이 사무총장은 “쿠르스크 전선 북부 지역에서 러시아 공수군 제11근위공중강습여단 북한군 병력과 우크라이나군 제95공중강습여단이 충돌한 전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블루옐로는 해당 전투에서 중대급 이하 병력이 참전한 가운데 북한군은 1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사살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