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유상증자와 관련한 부정거래 등을 조사 중인 금융감독원이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KB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낸 증권신고서를 검토하는 동시에 증권사들이 유상증자 결정을 사전에 알았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4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전 KB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KB증권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사무취급자이자 유상증자의 공동모집주선회사를 맡았다.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이날 KB증권까지 현장검사를 진행하면서 관련 사실관계 파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23일까지 주당 89만 원에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 이후 4거래일 만인 지난달 30일 2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11일 자사주 매입을 위한 공개매수 신고서에 “향후 재무구조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공시한 유상증자 증권신고서엔 14일부터 유상증자 실사를 진행했다고 적었다.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계획을 숨기고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 사안이다. 공개매수와 유상증자에 모두 관여한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도 이같은 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면 부정거래에 참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날짜 기재에 대한 착오가 있었고, 자사주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별개로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신고서에 대해서도 필요할 경우 정정 요구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회계 처리 기준 위반 가능성도 동시에 살펴보는 등 고려아연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사·조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KB증권도 공동주관사이기 때문에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라며 “유상증자 실사기간이 공개매수 기간과 겹쳤는지 등을 고려했을 때 사전에 유상증자 계획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