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병주 파병' 한기호 사과 없으면 고발"…韓 "발언 사과"

김병주 "평생 아프간 간 적 없어…명백한 가짜뉴스"
이재명 "오늘까지 공식 사과 없으면 당 차원 조치"
韓 "김병주, 국회 동의 없이 파병 갔다는 게 본질"

김병주(오른쪽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는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4일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에게 ‘군인 시절 아프가니스탄에 다녀왔다’고 말한 데 대해 “가짜뉴스 선동과 유포를 즉시 중단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한기호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발언을 정정하고 사과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기호 의원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저를 지목하며 소령 때 아프가니스탄을, 중령 때는 이라크를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명백한 거짓말이고 가짜뉴스”라며 “저는 군 복무 시절이나 평생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를 한번 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인 한 의원은 지난 1일 ‘북한 러시아 파병,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김병주 의원이 ‘국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파병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한다. 본인도 소령 때 아프가니스탄, 중령 때 이라크에 갔다 오고 지금은 안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신북풍몰이가 실패할 것 같으니까, 이제는 가짜뉴스로 선동하고 있다”며 “거짓 주장을 근거로 내로남불이라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평생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 파병 간 적도 없고 가본 적도 없다. 그런데 보수 유튜브와 보수 언론 등은 최소한의 확인이나 검증도 없이 퍼 나르기에 바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예훼손이자, 악마의 편집”이라며 “선동과 유포를 즉시 중단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김 최고위원에게 “한기호 의원이 선을 넘어도 심하게 넘는데 사과 시한을 언제까지 주시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일주일은 너무 길다. 오늘까지 공식 사과를 하지 않으면 곧바로 당 차원에서 법적 조치를 하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부에서 ‘입만 벌리면 구라’라고 ‘입벌구’ 정권이라고 하던데, 이 말 쓰고 싶지 않지만 딱 정확하게 이 정권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또 “앞으로는 이런 명백한 거짓말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엄정하게 대응하도록 하자”며 “지금까지는 가능하면 정치를 사법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아서 법적 조치를 사실 매우 자제해 왔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다. 경찰에 고발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 의원이 인도-파키스탄 분쟁지역에 파견된 것을 두고 ‘아프가니스탄에 갔다 왔다’고 발언한 것, 이라크전을 지휘한 미군 중부사령부가 이라크에 주둔하지 않았음을 간과해 ‘이라크에 갔다 왔다’고 말한 것은 잘못 얘기한 것”이라며 “발언을 정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본질은 김 의원도 소령·중령 시절 국회의 동의 없이 파병을 갔다 왔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를 갔는지는 본질이 아니다”라며 “(제 발언은) ‘모든 국군 파병은 한 명이라도 국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민주당의 억지 주장을 바로 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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