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감 품종 가운데 ‘감풍’은 크기가 일반 부유 품종보다 1.5~2배가량 큽니다. 아직 다 익지 않았지만 전혀 떫지 않습니다.”
지난달 2일 전북 나주시 소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와 단감·매실 등에 대한 품종 개량을 진행 중인 이곳에서는 주먹만 한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멀리서 보면 사과라고 착각할 만한 크기였다. 감이 채 익지 않은 10월 초였지만 이별하나 농진청 단감 연구사는 “주황빛으로 물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떫지 않고 아삭아삭하며 달콤하다”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건너편에 자리한 또 다른 단감 품종으로 발길을 옮겼다. 신품종인 ‘봉황’ 역시 다 익으면 당도가 16도를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사는 “현재 단감 재배 면적의 약 80%는 ‘부유’ 품종이지만 2013년에 개발된 감풍의 경우 올해 창원시·고흥군·영암군과 감풍 전문 생산단지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을 정도로 농가에서 최근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2022년에 베트남 시장에서 품질 테스트를 한 결과 프리미엄 수출 과일로서의 잠재력도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내 수출 5위 과일인 단감의 수출 실적은 2021년 389만 달러에서 2022년 697만 달러로 79.2% 급증했다. 지난해 이상기후·병해충으로 인해 단감 생산량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줄어든 탓에 2023년 연간 수출 규모는 294만 달러에 그쳤지만 올해는 생산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플레쉬’ ‘판타지’ ‘단홍’ 등 저장성이 우수한 신품종도 개발돼 수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연구사는 “‘올플레쉬’의 경우 이름대로 전체가 먹을 수 있는 과육이라는 뜻”이라며 “씨 없는 과일로 재배할 수 있고 당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단홍’ 단감은 후숙시켜 연시로도 먹을 수 있으며 이들 단감은 모두 저장성이 좋아 수출용으로 적합하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이 연구사는 “수출용으로 적합하게끔 과일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1-MCP 처리 기술 등 유통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단감과 더불어 배도 수출 확대를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국산 배는 지난해 생산량이 2022년보다 26.8% 급감하며 수출이 주춤했다. 올해는 생산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출이 다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경호 배 연구사는 “올해 배 생산량은 평년보다도 10%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화’ ‘원황’ ‘그린시스’ 등 크기와 맛·식감이 다양한 신품종들의 상온 저장성을 보름에서 30일 이상으로 늘리기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혓다.
실제로 배는 국산 과일 중 글로벌 선호도가 가장 높은 수출 1위 과일이기도 하다. 원 연구사는 “국산 배의 생산성은 10a(아르)당 2174㎏으로 일본보다 1.21배, 중국보다 1.13배 높아 아시아 최상위 수준”이라며 “대만에서는 수입 배 중 한국산이 72.5%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 각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고품질 한국산 배에 대한 선호도가 늘고 있고 멕시코·브라질·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에서의 수요도 증가세”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신품종을 앞세운 K과일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통 채널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의 경우 수출 대상국의 90%가 미국·대만·베트남 등으로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원 연구사는 “주요 수출국이 한정된 배의 경우 대외 시장 변화 시 타격이 클 수 있다”며 “저가 중국산 배와의 시장 경쟁도 심화하고 있어 온라인 판매와 같은 유통 채널을 넓힐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사는 “단감 역시 중국산 단감의 수출량이 최근 급증하고 있어 중국산과 차별화하지 않는다면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2024년 FTA교육홍보지원사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