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막판까지 초접전이 펼쳐진 미국 대선이 5일(현지 시간) 치러지는 가운데 선거 이후 극도로 혼란스러운 정국이 우려된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막판 상승세를 타는 상황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 시 ‘선거 불복’을 시사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2021년 1·6 의사당 폭동과 같은 폭력 사태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3일(현지 시간) 미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자신의 첫 임기가 끝났을 때를 거론하며 “솔직히 말해 나는 (백악관에서)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며 “지금 모든 투표소마다 수백 명의 변호사가 가 있다”고 말했다. 4년 전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동시에 이번 선거의 사기 가능성을 거론하는 발언이다. 선거 불복 운운하는 트럼프의 발언은 해리스의 지지율이 선거 막판 미묘한 반등세를 타며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경합주 7곳 가운데 네바다·노스캐롤라이나·위스콘신·조지아 등 4곳에서 트럼프보다 1~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에서도 해리스의 당선 가능성이 지난달 말 33%까지 추락했다가 이날 44%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번 대선은 미국의 운명은 물론 전 세계의 안보·경제 지형이 걸린 세기의 선거로 평가된다. 안보 문제에서 해리스는 ‘동맹 중시’ 기조를, 트럼프는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며 경제 분야에서는 트럼프가 또다시 세계 무역에 충격파를 안길 관세정책을 공언하고 있다. 대선 결과에 따라 한미 관계와 한반도 안보 지형에도 대격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