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모여 직장갑질 공동대응…온라인 노조 첫 출범

직장갑질119 주축 ‘초기업 노조’
대기업·공공 밖 노동권 보호 기대
업종·정부교섭 목표…상담 역할도

온라인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화상 회의로 노조 활동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온라인노조

기업에 속하지 않고 온라인 상에서 익명으로 모여 활동하는 온라인 노동조합이 처음 등장했다. 이들은 업종뿐만 안니라 정부를 상대로 교섭에 나서 노조 밖 직장 내 갑질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다.


4일 노동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직장갑질119온라인노조’(이하 온라인노조)가 3일 출범식을 열고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온라인노조는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로터 노조설립신고증을 받은 정식노조다.


150명으로 출발한 온라인노조는 2017년 출범한 직장갑질119 구성원이 주축이 됐다. 직장갑질119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제정 활동처럼 직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노사 문제를 근로자 편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왔다. 정기적으로 직장인을 대상으로 갑질 경험 설문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갑질 심각성을 환기하고 다양한 판례를 소개해왔다. 온라인노조는 직장갑질119가 이런 활동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울 전망이다.


온라인노조의 특징은 누구나 익명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병·의원 종사자, 어린이집 교사, 강사, 트레이너 등 다양한 직업 근로자가 노조에 가입했다. 온라인노조는 ‘네이버 카페’를 플랫폼으로 활용하면서 노동상담과 교육을 시작으로 업종과 정부를 상대로 교섭에 나설 계획이다. 특정 사안에 대해 공동으로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온라인노조는 우리나라 노조 지형을 볼 때 긍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우리 노조는 대부분 기업노조로 이뤄졌기 때문에 자신의 직장에 노조가 없다면 노조 활동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대부분 근로자가 노조 결성이나 활동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우리 사회에는 노조 활동에 부정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특히 우리 노조는 가입률이 13%에 그치고 있는데, 대부분 공공과 대기업·정규직군에 몰렸다. 대다수 중소기업·비정규직 근로자는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성우 온라인노조 위원장은 “온라인노조는 개별 회사가 아니라 업종과 직종을 기반으로 활동해 전체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목표로 삼았다”며 “커피 한 잔 값의 월 조합비로 각종 노동 정보와 전문적인 노동 상담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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