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출 규제와 가격 급등 피로감에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주춤하며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지난달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가 올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관망세로 돌아선 아파트 매수 수요가 안정적 수익 확보가 기대되는 경매로 유입되면서 강남권 등 핵심지 중심으로 매각가율이 100을 웃돌아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부동산 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경매 시장에 나온 매물은 총 344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가 147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 넘게 매물이 늘어났다. 구별로 살펴보면 강남·서초·송파 3개 구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건수가 67건으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경매가 진행된 곳은 노원구로 42건이 진행돼 15건이 매각됐다. 이는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 여파로 매물이 쌓이면서 일반 시장에서 거래되지 못한 매물이 경매 시장으로 넘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1일 기준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 7319건으로 한 달 전(8만 7319건)과 비교해 5.6% 늘었다.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초구(20.1%), 강남구(19.5%), 송파구(15.1%) 등에서도 매물 증가세가 이어졌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노원구 경매 물건이 소진되지 않은 것은 정상적인 시장에서 시세가 낮아 차익을 거둘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세가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경매 매물 낙찰 수요는 증가했다. 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인 매각가율은 10월에 97.0를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높다. 매각가율이 가장 높게 집계된 곳은 강남구로 매각가율이 109.03에 달했다. 웃돈을 주고 감정평가액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야 낙찰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어 서초는 107.30, 강동이 102.4, 송파가 102.05를 기록하며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경매 매물이 팔렸다. 이 위원은 “금리가 여전히 높고 대출 규제가 강화돼 서울 핵심지가 아닌 외곽 쪽 아파트 매수세는 위축됐다”면서도 “하지만 금리나 대출 한도 영향을 받지 않는 강남 3구의 낙찰가율이 높아지면서 전체 수치를 끌어 올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