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에 안긴 남양유업, 두달새 주가 45% '껑충' [시그널]

잇단 주주친화행보에 투심 몰려
백미당 분사 계획도 긍정 평가
기관 190억 순매수…상승 이끌어



‘60년 경영 체제’를 끝내고 올 초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매각된 남양유업(003920)이 최근 괄목할 만한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9월 첫 자사주 소각에 이어 이달 중 주식 액면분할을 예고하면서 주가 상승에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양유업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1% 오른 69만5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9월 2일 기록했던 47만 9500원과 비교하면 불과 두달 사이 약 45%나 급등한 것이다.


남양유업 주가가 이처럼 순풍에 올라탄 건 한앤코가 지난 9월부터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잇따라 추진한 것과 관련이 깊다. 한앤코는 당시 남양유업의 기취득 자사주 4만269주(약 231억 원)를 소각했다. 남양유업의 자사주 소각은 1964년 설립 후 첫 사례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 받았다.


주식 액면분할 결정도 주주가치 제고에 한몫 했다는 평가다. 회사는 지난달 주주총회를 열어 주식 액면가를 기존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새로 발행되는 신주들은 오는 20일 상장된다. 현 가치 기준으로 약 70만 원인 남양유업 주가가 7만 원 수준까지 낮아지면 소액주주들의 투자 접근성이 한층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한앤코는 향후 남양유업의 실적이 본궤도에 진입할 시 배당을 확대할 수 있다고도 밝혀둔 상태다. 회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이 충분히 확보되고 재무 건정성이 향상되는 시점(2012년도 영업이익 수준)에 주주가치가 제고되는 방향으로 배당정책을 재검토하도록 하겠다”고 최근 사업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안내했다.


아울러 아이스크림 사업 등을 하는 기존 백미당 부문을 분사할 계획이라는 점도 회사에 플러스 요인으로 평가 받는다. 이 부문은 추후 음식 관련 사업을 독자 운영하는 법인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분사 관련 절차는 연내 모두 마무리 된다. 추후 신설 자회사가 자리 잡으면 상장이나 지분 매각 등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 인수 후 수년 내 매각을 추진해야 하는 사모펀드로서는 기업을 인수하면 필연적으로 주가 상승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부 오너 기업들이 지분 증여·상속 같은 다양한 이유로 주가 관리에 신경을 쓰기 어려운 경우와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양유업 역시 한앤코가 인수한 뒤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잇따라 내놓은 게 주가 부양에 효과를 내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기관들은 9월 초부터 이날까지 남양유업 주식을 약 190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앞서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측과 이 회사 지분 53%를 3107억 원(주당 82만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홍 전 회장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소송전을 통해 올 해 1월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이어 한앤코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전면 개편하고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집행임원제도를 채택하는 등 재편에 나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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