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무차별 살해한 뒤 추가 범행을 시도한 이상 동기 살인범 박대성(30)이 첫 재판에서 2차 범행 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용규)는 살인 및 살인예비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대성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은 길을 걷던 피해자를 발견하고 살해를 결심, 800m를 이동하며 인적이 드문 곳을 물색했다"며 "이후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고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은 박씨가 첫 살인 이후에도 "쉽게 범행이 가능한 또 다른 대상을 찾아다녔다"고 지적했다. 실제 박씨는 첫 살인 직후 흉기를 티셔츠로 감춘 채 한 주점을 찾았다. 하지만 주점 주인이 그의 맨발을 보고 왜 신발을 신고 있지 않느냐며 경계하자 도주했다. 당시 박씨는 첫 범행 후 도주하며 슬리퍼를 잃어버린 상태였다.
이어 그는 한 노래방을 찾아가 맥주 3병과 접객원을 요구하며 세 차례나 가게 현관문을 닫아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노래방 주인이 그의 문신을 보고 의심스러워하며 요구를 거절했고 마침 다른 손님의 노래 소리가 들리자 그는 현장을 서둘러 빠져나갔다.
박씨는 재판에서 여고생 살인 혐의는 인정했으나 2차 살인 예비 혐의에 대해서는 "기억이 없다" "사람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궤변으로 일관했다. 재판 내내 그는 판사의 질문에 "네"라는 단답형 대답만 반복했다.
이에 피해자 유족은 "우리 딸을 죽게 해놓고 그렇게 말해도 되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피해자의 친구들도 법원에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성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6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