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은 근로자 정년 연장에 대해 경영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특유의 연공(근무 기간)과 호봉급제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어서다.
5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 67.8%는 정년이 연장될 경우 경영에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이 기업들은 연공·호봉급 체계에 따른 인건비 부담 가중(26.0%)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어 조직 내 인사 적체 심화(23.2%), 청년 신규 채용에 부정적 영향(19.3%),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 감소(16.6%) 등의 순이었다.
한경협은 정년 연장과 관련해 2013년 60세 정년 시행 당시 기업 비용 부담의 대안으로 제시됐던 임금피크제 도입률이 300인 이상 기업 기준으로 현재 48.2%에 그치고 있다며 섣부르게 정년 연장을 도입할 경우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내년 1분기까지 계속 고용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기업들은 계속 고용과 관련해 71.9%가 ‘퇴직 후 재고용’을 가장 선호한다고 밝혔다.
퇴직 후 재고용을 선호하는 이유는 재고용에 따른 고용유연성 확보(35.2%) 응답이 가장 많았고 전문성 등 적합한 근로자만 계속 고용 가능(25.8%),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에 연계해 임금수준 조정 가능(24.5%) 등의 순이었다.
또한 기업들은 고령자 고용에 따른 인사 노무 관리상의 어려움으로 고령 근로자의 건강 문제 및 산재 리스크 대응(28.9%), 생산성 저하(28.9%), 높은 인건비 부담(24.8%)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령자 고용기업 혜택 확대와 직무 가치·생산성 등을 반영한 임금체계 개편 등을 통해 고령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