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G3' 도약 청사진 봇물…염재호 "인프라 조기 확충"

■‘SK AI 서밋 2024’ 국가 AI 전략 키노트·패널토의
정신아 카카오 대표 등 한자리
국내기업 협력·AI칩 수급 강조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국가와 민간이 힘을 합쳐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는 ‘인공지능(AI) 원팀’ 체제가 시급합니다.”



염재호 태재대 총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국가 AI 전략’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SK텔레콤

5일 ‘SK AI 서밋 2024’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글로벌 빅테크에 맞서 국내 AI 기업들이 생존하려면 경쟁보다는 협동을 통해 AI 인프라 확보에 우선 집중해야 한다는 고 입을 모았다. 엔비디아가 주요 AI 반도체인 GPU를 사실상 독점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수급을 안정화하고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정책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들도 서로 협력해 관련 인프라 구축을 효율화해야 AI 모델과 서비스 경쟁에서도 승산을 가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AI로 발돋움하는 대한민국 국가 경쟁력’를 주제로 열린 패널토의에 참석해 “예전에는 정부가 자금을 주면 그 안에서 기업들이 경쟁하며 발전했지만 AI 시대에는 협동을 통해 하나의 그림을 보고 나아가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협력이 필요하다고 본 분야는 GPU와 대규모 연산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다. 그는 “기업이 데이터센터 하나를 구축하면 영업이익에 큰 영향이 있을 정도로 비용 부담이 크다”며 “민간의 관련 투자에 대해 정부의 세제 혜택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재호(왼쪽부터) 태재대 총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 오혜연 KAIST 교수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패널토론에 참석해 한국의 AI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SK텔레콤

오혜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교수도 “한국이 G3(3대 강국) 목표를 세운 AI 분야는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인프라부터 사용성까지 다양한 요소기술을 하나도 빼먹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내 AI 기업 대부분이 엔비디아 등에서 AI 인프라를 수입한 후 모델과 서비스 개발 경쟁에 집중하고 있지만 인프라를 자체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취지다. 국산 AI 반도체 개발사인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는 “업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건 결국 엔비디아 GPU를 싸고 안정적으로 수급하는 것”이라며 “SK하이닉스 등이 경쟁력을 갖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신경망처리장치(NPU) 같은 시스템반도체로 국산 AI 반도체 생태계를 확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인 염재호 태재대 총장은 2027년까지 조세 특례 등으로 총 65조 원의 민간 투자를 이끌어내고 2조 원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하는 계획을 담은 ‘4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정부도 이 같은 기업 요구에 발맞춰가겠다고 약속했다. 염 총장은 “국가와 민간이 원팀이 돼서 시스템을 바꿔보겠다는 전략”이라며 “제일 중요한 건 인프라의 조기 확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 경쟁력이 미국이 100점이라면 중국은 54점이고 나머지 영국·캐나다·한국 등이 각각 약 30점으로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조금 더 노력하면 G3 역랑을 가질 수 있다”며 “한국이 생존을 넘어 AI G3 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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