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려고 선로 뛰어들었다가 운명의 남편 만났죠"…英 '기적의 부부', 새 인생 맞았다

英 기관사-간호사 부부 '운명적 만남'
"상호 생명의 은인으로 새 삶 시작"

영국에서 기차 선로에 뛰어들었다가 구조된 여성이 자신을 구한 기관사와 결혼해 화제다.


최근 BBC 보도에 따르면 간호사 샬럿 레이(33)는 2019년 여름 야간근무를 앞두고 정신건강 악화로 기차 선로에 뛰어들었다. 10대 때부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아온 그는 극심한 우울감을 느끼고 선로에 뛰어들었다.


기차는 기관사 데이브 레이(47)의 긴급 제동으로 멈췄다. 데이브는 하차해 샬럿에게 다가가 "오늘 안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느냐"고 물었다. 30여분간 대화를 나눈 후 샬럿은 스킵턴역으로 이동해 경찰 보호를 받았다.


다음날 샬럿은 SNS에 호소문을 올려 데이브를 찾았다. 샬럿은 "시간을 내주고 나를 인간처럼 대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데이브의 동료가 연락처를 전해줘 두 사람은 메시지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두 달 후 카페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연인으로 발전했고 2022년 결혼했다. 데이브는 "20년 경력 중 처음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며 "한 사람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부부의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평소 허리 통증을 호소하던 데이브는 샬럿의 끈질긴 권유로 병원을 찾았다가 고환암 초기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했다. 데이브는 "샬럿이 아니었다면 결코 병원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녀 역시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밝혔다.


현재 세 자녀를 둔 샬럿은 정신건강 인식 개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힘든 이들에게 괜찮은지 한 번 더 물어보는 것이 그들의 마음을 열 수 있다"며 "거창한 조언이 아닌 함께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삶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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