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공동 개발한 태양 관측용 특수 망원경 ‘코로나그래프(CODEX·코덱스)’가 국제우주정거장 도킹에 성공했다. 한국의 첫 태양 관측 망원경이기도 한 코덱스는 세계에서 최초로 태양 코로나의 온도와 태양풍의 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인공위성 운영과 유인 우주탐사에 필수적인 우주날씨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주항공청과 우주청 산하 한국천문연구원은 4일 오후 9시 29분(한국 시간 5일 오전 11시 29분) 코덱스가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고 코덱스를 탑재한 스페이스X의 드래건 화물선이 5일 오전 9시 52분(한국 시간 5일 오후 11시 52분) 성공적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했다고 밝혔다. 천문연은 스페이스X로부터 발사 직후 발사체 1·2단 분리와 드래건 화물선 및 발사체 2단 분리 정보를 확인한 데 이어 발사 약 12시간 후 드래건 화물선이 성공적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한 것도 확인했다.
코덱스는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에 걸쳐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자동 로봇 팔을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의 예정된 위치(ELC3-3)에 설치된다. 설치 이후 약 1개월의 시험 운영 기간을 거쳐 6개월에서 최대 2년간 국제우주정거장의 90분 궤도 주기 동안 최대 55분씩 태양 관측 임무를 수행한다. 코덱스는 태양 코로나의 형상만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제한적으로만 관측할 수 있었던 코로나의 온도와 속도를 세계 최초로 하나의 기기에서 동시에 관측해 2차원(2D) 영상으로 구현한다. 태양 연구의 난제로 꼽히는 코로나 가열과 태양풍 가속 비밀을 푸는 연구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측 연구 책임자인 천문연의 김연한 박사와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최성환 박사 연구팀은 “2016년부터 시작한 NASA와 태양권 물리 분야 공동 협력과 개발이 무르익어 발사와 도킹까지 성공하게 됐다”고 전했다. NASA 측 연구 책임자인 제프리 뉴마크 박사도 “한국이 가진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과 NASA의 광학계 및 태양 추적 장치 기술이 잘 접목된 상생 기술의 성공 사례”라며 “남은 국제우주정거장으로의 설치와 운영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우 우주청 우주과학탐사임무설계프로그램장은 “차세대 코로나그래프 코덱스의 성공적인 발사는 태양 활동에 기인한 우주환경 예보와 관련 연구에서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며 “이번 발사를 통해 한국의 우주과학 분야에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