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뜨고 중국 지고…IPO 시장 '희비교차'

中, 3분기 유입액 82%나 급감
美는 경기 우려 완화·주가 상승
3년만에 100억弗 넘어서 '훈풍'

올 3분기 전 세계 기업공개(IPO)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규제 당국이 올해 초 기업의 과도한 자금 조달을 막기 위해 IPO 요건을 강화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미국 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 완화에 대형 기업의 상장이 이어지며 3년 만에 분기 IPO 유입액이 100억 달러(약 13조 8900억 원)를 돌파했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7~9월 IPO를 통한 자금 유입(신주 발행, 구주 매출)액은 총 245억 달러(약 34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전체 유입액이 축소된 가운데 IPO 기업 수도 12% 감소한 334개사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는 중국 시장의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IPO 시장의 경우 유입액이 82%나 급감한 22억 달러를 기록해 5개 분기 연속 전년 대비 하락했다. 상장기업 수도 72%나 줄어든 25개사에 그쳐 4년 연속 전년 동기 수치를 밑돌았다.


앞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올 3월 기업의 과도한 자금 조달을 막기 위해 IPO 요건을 강화했고 이에 중국 최대의 농약·종자 생산 업체 신젠타 등이 잇따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은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3분기 IPO를 통한 자금 유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118억 달러를 찍으며 3년 만에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닛케이는 “경기 침체 우려 완화와 주가 상승에 힘입어 6개 분기 연속 전년 수치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IPO에 나선 회사 수는 39% 증가한 57곳으로 집계됐다. 미국 저온 물류 대기업 리니지의 IPO로 51억 달러가 들어오며 올해 세계 최대 기록을 썼다. IPO 유입액이 50억 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해 9월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홀딩스(52억 달러) 이후 처음이었다. 다만 미국의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않아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신규 상장을 내년 이후로 미루는 사례도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중국의 규제를 피해 미국 상장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의 소재 국가를 보면 3분기에 미국 외 기업의 IPO가 44%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0개였던 중국 기업의 상장은 7개로 증가했다.


한편 1~9월 누적 IPO 유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줄어든 793억 달러, IPO 기업 수는 11% 감소한 955개사로 집계됐다. 중국의 회복 여부가 불투명해 올해 전체 실적은 지난해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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