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납부기한 임박에 주담대 만기까지…한미, 또 오버행 리스크 경보 [시그널]

15일 납부기일, 임종훈 140억 마련할까
지분 96% 담보, 일부 매도 물량 나올 수도
379억 대출 연내 만기 도래한 임종윤
상환 능력 우려에 금융기관 연장 고민
형제 자금 조달 실패시, 투자자 유의해야

한미약품 본사. 사진 제공=한미약품

한미약품(128940)그룹 오너 일가의 상속세 납부 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약 380억 원의 주식담보대출 만기도 돌아와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미 일가의 3회차 상속세 납부 기일은 이달 15일이다. 당초 올 3월이던 것을 연장한 바 있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각각 400억 원과 190억 원을 내야 하나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의 주식매매계약(SPA)으로 자금을 마련해 문제가 없다.


문제는 140억 원을 내야 할 임종훈 한미사이언스(008930) 대표다. 이미 과도한 채무 부담으로 인해 재원 마련이 불분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임 대표는 직계가족을 포함해 964만 4973주를 보유 중인데 환매계약(에쿼티스퍼스트) 및 기존 주담대 계약 등 개인 대출 건으로 96%(929만 6174주)가 담보로 잡혀 있는 상태다. 가용할 수 있는 주식 수는 34만 8799주에 그쳐 담보 비율 160%를 고려해도 80억 원 정도 조달하는 데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연 이자비용만 80억 원을 상회하는데 개인 사업 용도로 많은 대출을 받고 있어 재무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채 활용이나 일부 매도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는 이미 자신 몫을 납부했다. 다만 연말까지 기존 주담대 7건, 총 379억 원의 만기가 도래해 과도한 부채를 안고 있다. 당장 이달 말 한국증권금융 100억 원에 대한 만기 연장 또는 대환대출이 필요하다. 금융기관들은 경영권 지분이 아닌 소수 지분으로 변화할 가능성과 상환 능력 부족으로 인해 추가 연장 또는 대환대출에 부담감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 이사는 임 부회장에 대해 266억 원의 대여금을 상환하지 않고 있어 보유 주식 등의 재산에 대해 가압류가 걸려 있는 상태다. 다음 달 18일 변론이 종결되고 그 이후 상환 판결이 나면 통상 가집행 선고가 붙기 때문에 바로 강제집행이 가능해진다.


임종윤·종훈 형제의 부채 수준이 과도하게 된 건 상속세 외에 개인 사업 투자가 큰 이유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형제들이 상속세 재원과 대출 만기를 해결하지 못하면 담보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우려가 있다”며 “경영권 분쟁 테마로 가열된 시장이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오버행 리스크가 지속되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향배를 가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는 11월 28일, 한미약품 임시 주총은 12월 19일로 잡혀 있다. 최근 소액주주연대가 신 회장 등 ‘3자 연합’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과반을 확보함에 따라 신 회장의 이사회 입성이 유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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