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평범한 사무실을 호화 불법 도박장으로 꾸며 650억 원대 판돈을 굴리던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논현동·신사동 등지에서 온라인 중계형 도박장을 개설·운영한 혐의(관광진흥법 위반) 등으로 A(54)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A씨가 고용한 전문 딜러 및 종업원 20명은 도박 방조 혐의, 회원제로 도박에 참여한 13명은 형법상 도박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A 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필리핀에 있는 호텔 카지노 영상을 송출 받아 생중계를 해주면서 베팅을 할 수 있는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를 받는다. 회원들은 화면을 보며 최대 수억원을 걸고 바카라 등을 했다. 14개월간 도박에 참여한 회원은 수백여 명, 거래된 도박자금은 650억 원에 달한다.

도박장은 강남 한복판 빌딩에 들어서 언뜻 보기엔 평범한 사무실처럼 보였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실제 카지노처럼 도박 테이블, 모니터, 휴게공간 등을 갖췄다. 실제 카지노 출신인 전문 딜러들이 도박칩을 관리했고, 종업원들도 카지노 분위기를 내기 위해 손님들의 요구에 따라 각종 식음료를 제공했다.

A 씨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단기 임대 형태로 사무실을 빌려 14개월간 세 차례 장소를 옮기고, 건물 외부에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감시망을 구축했다. 또 지인 추천을 거쳐야만 가입할 수 있도록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하며 외부 노출을 차단하고자 했다.

경찰은 단속 과정에서 A씨의 부당 수익금 2억 500만 원도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 거점을 두고 도박 사이트를 설계해 운영하는 총책들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