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中'은 절호의 기회…베트남 희토류로 '잭팟' 노린다

[CEO&스토리]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
국내 최초 베트남 희토류 대규모 확보
유럽 1위 영구자석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향후 전기차 시장 회복시 큰 성과 기대
전선용 친환경 소재 재생동사업도 추진



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가 서울 용산구 LS타워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규빈 기자

이상호 LS에코에너지(229640) 대표가 희토류와 재생동 가공 등 소재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해저케이블에 더해 빠르게 수요가 성장하고 있는 소재의 가치사슬을 구축해 중장기적인 ‘레벨업’을 꾀하겠다는 각오다.


이 대표는 “LS에코에너지는 올해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베트남에서 대규모 희토류 산화물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며 “우선 국내외 영구자석 업체에 희토류 산화물을 공급하고 금속 제조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탈중국 기조로 희토류 사업 기회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봤다. 전기차 영구자석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는 최근 수요가 급증했지만 전 세계 과반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 등을 비롯한 탈중국 정책이 시행되면서 희토류 매장량 2위 국가인 베트남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LS에코에너지는 올 초 베트남 광산 업체와 ‘희토류 산화물 구매 계약’을 체결했고 유럽 1위 영구자석 업체인 독일 바쿰슈멜츠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연간 500톤 이상의 희토류를 공급해 원광→산화물→금속·합금→영구자석→전기차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영구자석은 전기차뿐 아니라 도심항공교통(UAM), 풍력발전기 구동 모터에도 필수적인 부품이지만 중국 외 국가들은 안정적인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현재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을 겪고 있지만 친환경 정책과 전동화 전환이 지속되는 이상 전방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선제적으로 희토류 영구자석 시장을 선점한다면 향후 시장 회복 시 큰 성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국미래소재를 통해 전선용 친환경 소재인 재생동 사업도 추진한다. 재생동은 동 스크랩을 정련 설비에 넣어 제조하는 소재로 최근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재생동 사용을 의무화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S전선의 비철금속 정련 기술을 활용해 재생동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네덜란드 국영 송전 회사 테넷은 해저케이블 입찰 시 응찰 조건에 ‘재생동 사용 비율 25%’를 넣었고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을 주도하는 전력청과 디벨로퍼들도 재생동 의무 사용을 검토하는 분위기”라며 “자체 재생동 생산 역량을 확보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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