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트럼프 재집권은 조선·건설에 '청신호', 車·2차전지엔 '적신호'"

■삼정KPMG, 美대선 주요 키워드 'T.R.U.M.P' 제시
"에너지 운반선 활황, 우크라 재건 수혜 기대"
"대중 압박, 반도체법 수정 불확실성은 커져"
"IRA 세제혜택 축소로 대미 수출 타격 가능성"
"ESG 부담은 줄어…미국 AI와 협력 확대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재집권을 확정한 가운데 앞으로 국내 조선·건설 산업은 정책 수혜를 입고 자동차·2차전지 산업은 부담을 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정KPMG는 7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정책을 ‘T.R.U.M.P’라는 핵심 낱말로 정리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무역 정책 대변혁(T), 위험 감수(R), 예측 불가한 정책 기조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U), 제조업 강국(M), 양립 불가한 공약 추진에 대한 기대와 우려(P) 등이 2기 트럼프 행정부의 특징이 될 것으로 정리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외교·안보 정책에서 일방주의와 비개입주의를 강화하면서 동맹국 방위비 부담금 증액 등을 강조해 온 점을 감안한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안보 부문에서도 친유대주의 정책을 펼치며 중국에 60%의 고관세 부과, 디커플링(탈동조화) 전략 등 강력한 보호무역 확대 조치를 예고했다. 경제·통상 정책으로는 미국 노동자 보호와 무역 적자 해소를 목표로 한 보편 관세 부과, 양자 간 무역협정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미중 경제 분리를 추진하며 중국의 최혜국 대우 지위 철회, 대중 관세 인상, 필수품 수입 단계적 폐지 등을 계획 중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부문에서는 친환경·에너지 규제 완화를 통한 저가 에너지 정책을 필두로 법인세 추가 인하 계획을 밝힌 상태다.


삼정KPMG는 조선 산업의 경우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한국 조선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의 화석 연료 중심 정책이 국내 조선업에 긍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건설 산업도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지속적으로 언급한 만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삼정KPMG는 방위 산업도 트럼프 당선인의 글로벌 자주 국방 강화 기조에 따라 수출 확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삼정KPMG는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 지원법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해당 법안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봤다. 자동차와 2차전지 산업은 완성차 수출 관세 인상,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 공제 축소 등의 영향으로 대미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또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조항이 축소될 경우 한국 자동차와 2차전지 기업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삼정KPMG는 화석 연료 생산 증가, 파리 기후협약 재탈퇴 등 친환경 정책이 약화하면서 한국 기업의 ESG 부담은 줄어들고 에너지 전환 속도가 늦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농식품 산업에서는 관세 부과에 따라 한국산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은 약화될 수 있지만 바이오 연료의 주재료인 곡물 가격은 안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해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보고 한국 기업도 현지 회사와 제휴·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중 특히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관계 변화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 기업은 정책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구축, 수출국 다변화, 가격 전략 강화 등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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