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12분간 전화 통화를 하고 한미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이른 시일 내에 만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의 세계적 군함·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조선업에서의 협력을 요청해 관심을 모았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를 갖고 조만간 이른 시일 내에 날짜와 장소를 정해 회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대승을 거둔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앞으로 위대한 리더십으로 위대한 미국을 이끌어가기를 기원한다”고 인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에 “아주 감사하다”며 “한국 국민들에게도 각별한 안부를 전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은 한미일 협력과 한미 동맹, 북한의 도발과 불법적 북러 군사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협력 체계가 구축될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1기 재임 기간 3국 협력을 잘 다져놓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여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의 세계적 군함 건조와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보수·정비 분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도 미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적극 참여하려 한다”고 화답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을 빨리 만나고 싶다고 했다”며 “실무진을 통해 일정을 조속히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이 윤 대통령에게 조선업에 대한 한국의 지원을 요청한 것은 미국의 위기감과 맞닿아 있다. 1975년 한 해 70척의 상업용 선박을 생산하며 세계 1위를 차지했던 미국의 조선업은 50여 년이 흐른 현재 전 세계 시장에서 1%의 점유율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중국 조선업은 대대적인 정부 보조금을 업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미 의회는 최근 “조선·해양업을 부활시키기 위한 긴급한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중국에 필적하는 조선 역량과 노하우·인재를 보유한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