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첫 주식 대량 처분에 나선다. 2010년 쿠팡을 설립한 뒤 14년 만이자 2021년 미국 상장 이후 3년 만으로, 또 하나의 창업 성공 신화 아이콘으로 떠오르게 됐다.
쿠팡의 미국 모기업 쿠팡Inc는 6일(현지 시간) 뉴욕증시 개장 직전 김 의장의 보유 주식 매각 및 기부 소식을 발표했다. 김 의장이 보유한 쿠팡 주식을 대량 처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보유 중인 쿠팡 클래스B 보통주 1억 7480만 2990주 가운데 1700만 주를 클래스A 보통주로 전환해 1500만 주는 매각하고 200만 주는 기부하기로 했다.
주식 처분은 11일부터 시작해 내년 8월 29일 완료될 예정이다. 6일 종가(주당 24달러)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 1400원을 적용하면 매각액은 5040억 원, 기부액은 672억 원에 달한다.
해당 주식을 처분하더라도 김 의장의 쿠팡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장은 2021년 상장 당시 주주 중 유일하게 클래스A 대비 29배의 의결권을 갖는 클래스B를 받았다. 투자 업계에 따르면 현재 김 의장의 단순 지분율은 9.77%로 추정되지만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75.8%에 이른다. 주식 매각 및 기부 후 단순 지분율은 8.8%,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73.7%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 관계자는 “김 의장은 세금 의무를 포함한 재정적 필요를 위해 이번 계획을 실행하게 됐다”며 “이번 처분 이후 2025년까지 추가 거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