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미 간의 조선업 협력을 요청한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인 ‘조선업 보호주의’ 법안인 존스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미 전문가가 제언했다.
헨리 해거드 전 주한미국대사관 정무공사는 7일(현지 시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조선업·철강업 등의 분야에서 한국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미국 내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거드 전 공사는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면서 미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면서 “조선업을 살리고 미국이 군대와 화물을 위한 선박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존스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양 강국을 자처하는 미국의 조선업이 몰락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 중에서도 ‘존스법’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1920년 제정된 이 법은 미국 선박만이 미국 항구에서 다른 항구로 물품과 승객을 운송할 수 있게 하며 이들 선박은 미국이 만들고 소유하고 운항하도록 했다. 현재 미국이 건조하는 유조선의 가격은 다른 나라보다 약 4배 이상 비싸 존스법의 보호가 아니라면 조선업의 명맥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해거드 전 공사는 미국 외부 건조를 허용해야 하는 선박의 예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제시하면서 1970년대 이후 미국에서 만든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해거드 전 공사는 미국 내 선박 건조를 장려하기 위해 미국에 현대적이며 자동화된 조선소를 새로 지을 경우 공동 소유 구조를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이 방안이 “혁신적인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중대한 투자를 하도록 허용해 미국의 선박 건조 역량을 보존하고 새로운 일자리 수천 개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미국이 우리 군대와 산업에 필요한 최첨단 선박 건조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는 데 도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거드 전 공사는 미국 철강 산업과 관련해서도 한국 철강 수입 쿼터제를 폐지하고 한국 철강 업체들과 합작 투자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세가 아닌 파트너십이 미국 철강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