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신규 상장…위기의 코빗, 타개책은

고팍스와 점유율 엎치락뒤치락…상장 카드 꺼냈다
점유율 확보 전략은… "공격적 마케팅 병행해야"

출처=코빗

국내 4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5위 거래소 고팍스에 거래량을 번번이 추월당하자 3개월 만에 가상자산을 신규 상장했지만 점유율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묘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코빗은 지난달 △모카버스(MOCA) △주피터(JUP) △아이겐레이어(EIGEN)를 상장했다. 지난 7월 이후 세 달 만의 신규 상장이다.


고팍스와 점유율 엎치락뒤치락…상장 카드 꺼냈다

이는 코빗이 최근 부진한 점유율을 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빗의 거래량은 신규 상장이 없던 8, 9월에 전월 대비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거래소의 경우 상장은 신규 이용자를 모으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코인게코 기준 코빗의 거래량은 1846만 7730달러로 국내 원화 거래량의 0.3%를 차지했다.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중 4위다. 여기에 최근 5위 거래소 고팍스와 순위가 뒤바뀌며 입지가 더욱 흔들리고 있다. 지난주에는 일주일 내내 고팍스에 4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다만 신규 상장 확대가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우려도 나온다. 보수적인 상장 정책을 고수해 온 코빗은 지난해 12월 20일 하루에만 가상자산 5종을 신규 거래 지원했으나 12월 마지막 주 한때 고팍스에 순위를 내준 바 있다. 상장뿐 아니라 공격적인 마케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과 마케팅이 병행돼야 거래가 유의미하게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위 거래소 빗썸의 경우 편의점 도시락을 구매하면 이더리움을 제공하는 등 이색 마케팅으로 오랜 기간 10%대에 머물던 시장 점유율을 40% 가까이 끌어올렸다.


6년 연속 적자에 희망퇴직까지…"실질적 전략 필요"

재무 사정도 악화되고 있다. 코빗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69억 원으로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월에는 인력 감축을 위해 희망퇴직도 단행한 바 있다. 점유율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배경이다. 코빗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시스템 고도화와 이용자 편의성 증대 방안, 다양한 마케팅 전략 등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코빗은 이날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베이스체인’ 네트워크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코빗 이용자는 이더리움 체인으로 입금한 이더리움을 베이스 체인으로 출금하거나 베이스체인으로 입금한 유에스디코인(USDC)을 이더리음 체인으로 출금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는 마케팅 확대, 커뮤니티 이벤트 참여 등을 통해 코빗을 지원할 예정이다. 오세진 코빗 대표는 “이번 협업은 국내 가상자산 산업 확장에 도움 될 것”이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흐름에 맞춘 사업 모델을 개발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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