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영 조리대를 만들다 시한부 인생이 된 40대 남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출신의 마렉 마르젝(48)은 지난 4월 규폐증 진단을 받고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은 "폐 이식만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나, 병이 너무 많이 진행돼 더 이상의 치료가 어렵다"고 전했다.
마르젝은 2012년부터 12년간 영국 런던 지역 석재 가공업체에서 석공으로 일하며 석영 조리대 제작을 담당해왔다. 그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영국에 왔지만, 일상적인 업무를 하다 목숨을 잃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어린 딸들에게 안정된 미래를 주고 싶었다"며 한숨을 내쉰 그는 "이 유해한 먼지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지난해에도 영국에서 실리카 먼지 흡입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현재 런던의 한 병원에서 마지막 치료를 받고 있는 마르젝은 남은 시간이 몇 주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근무했던 모든 회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석재 제조업체들의 안전하지 않은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추가 사망자가 나오지 않도록 안전 규정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석영 조리대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리카 먼지는 폐로 흡입될 경우 심각한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석영 조리대의 90%가 분쇄 석영으로 구성되어 있어,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입자가 폐에 쌓이면서 규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