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지적장애가 있는 아내를 집안 작은방에 감금하고 제대로 돌보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8일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어재원)는 감금·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A(59)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 재판은 앞서 지난달 29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으며 선고만 이날 별도로 이뤄졌다.
A씨는 평소 장애로 인해 아내 B씨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구광역시 서구 자택 작은방에 감금하고 끼니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가 방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출입문을 장롱으로 막고 창문틀에는 못을 박아 창문도 열지 못하게 했다. 또 이웃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 출입문에 자물쇠를 채워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월 B씨는 작은방 뒷문을 통해 마당으로 나오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A씨는 쓰러진 B씨를 난방이 되지 않는 작은방에 다시 옮겨만 놓고 별다른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B씨는 결국 다음날 심각한 영양실조로 인한 합병증으로 숨졌다. 당시 B씨의 키는 145cm였으며 체중은 고작 20.5kg에 불과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후 A씨를 검찰에 송치했으며 검찰은 지난 3월 그를 감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달 29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은 "피해 여성이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사망에 이른 점"을 들어 A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배심원단은 감금 혐의에 대해서는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으나 유기 혐의는 5대2로 유죄, 유기치사 혐의는 5대2로 무죄 의견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외출을 제한하고 충분한 영양 섭취를 방해한 점,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해자 남동생이 엄벌을 요구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A씨 역시 경계성 지적장애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이는 감형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