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반환점(10일)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또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갤럽이 5~7일 전국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 때보다 2%포인트 떨어진 17%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김건희 여사 문제(19%)’ ‘경제·민생·물가(11%)’ ‘소통 미흡(9%)’ 등이 꼽혔다. 이번 조사 결과에는 7일 진행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에 대한 반응도 일부 포함됐으나 갤럽 측은 “기자회견 등에 대한 반향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지지율이 더 하락한 것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및 국정 쇄신 의지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방증일 수 있으므로 앞으로 쇄신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8일 지지율이 최저치를 경신한 데 대해 “변화와 쇄신을 통해 우리가 국민의 신뢰를 얻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께서 사과하고 인적 쇄신, 김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들께 약속했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은 즉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가 ‘특별감찰관 즉시 임명 추진’을 강조하면서도 윤 대통령의 회견에 대한 긍정 평가에 비중을 둠으로써 앞으로 여권이 내분을 봉합하고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제는 윤 대통령이 회견에서 밝힌 쇄신 의지를 실제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다. 대통령실은 이날 제2부속실 설치에 이은 후속 조치를 내놓았다. 윤 대통령이 이달 다자 외교 순방에 김 여사를 동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임기 반환점을 도는 윤 대통령은 자신의 사과 표명과 쇄신 의지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자각하고 더 낮은 자세로 소통·설득의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국정에 임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과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으로 ‘퍼펙트스톰’이 한반도로 밀려오고 있다. 윤 대통령부터 확실히 달라지지 않으면 당면한 경제·안보 다층 위기를 이겨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