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진화수당 23년째 8만원, 한끼 식비 3000원…씁쓸한 소방의 날

소방노조, 소방의날 맞아 개선 촉구
"고위직 비위 하위직에 씌우지 말라"
"소방안전교부세 사수 나서야" 요구

지난 8일 인천 연수구 경원대로에서 2024년 '불조심 강조의 달' 홍보를 위한 인천 소방관서 합동 소방차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제62회 소방의 날을 맞은 가운데 소방 공무원들이 화재진화수당과 급식비 개선, 소방안전교부세 사수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국가공무원노동조합소방청지부는 전날 "고위직의 비위를 하위직 소방 공무원에게 떠넘기지 말고, 화재진화수당과 급식비를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지난달 전북 진안소방서장 비위 사건과 관련한 검찰송치 명단에서 고위직은 빠지고 발령 난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건을 조사한 최일선 실무담당자가 포함됐다"며 "수사 과정에서 고위직들의 뇌물수수 등의 중대 비위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충북 제천시 복합건물 화재 당시에도 고위직은 빠져나가고 6급인 현장지휘팀장이 모든 책임을 져야 했다"며 "일선에서 최선을 다한 하위직에 책임을 떠넘기는 악의 순환고리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3년째 동결된 화재진화수당 개선도 촉구했다. 화재진화수당은 1980년 중반 처음 도입된 뒤 2001년 홍재동 화재를 계기로 8만 원으로 인상된 이후 동결됐다. 단체는 “2012년 공·사상자는 333명이었지만 2022년 1083명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며 “재난현장에서 소방공무원 순직사고도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우리의 노고를 무시한 채 화재진화수당은 23년간 동결 중”이라고 비판했다.


한 끼 3000원인 식사비 인상 요구도 나왔다. 단체는 “지금 이 시간에도 장거리 병원이송, 구급차 뺑뺑이, 장기간 화재진화, 산악구조 등 식사시간 출동으로 식사를 못하는 소방공무원이 있다”며 소방청에 동원소방공무원 급식비 규정을 개정하라고 강조했다.


또 "국가가 소방 및 안전의 재정을 일부 지원하는 소방안전교부세가 일몰제로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며 "소방청은 소방의 유일한 국가 예산인 소방안전교부세를 사수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소방안전교부세 75% 이상을 의무적으로 소방에 투자하도록 한 규정이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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